어두운 밤 나타나 누군가의 발목을 움켜쥐고는 옷장 속으로 끌고 가는 Boogie Man 우리는 이 존재가 나를 선택하고, 나를 찾아온 이유를 나로부터 찾고자 하였다. '책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것, 안락함을 제쳐두고 불투명한 세상 속으로 몸을 내던지는 것, 낯선 곳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것' 내 마음속 작은 욕망의 위시리스트가 모여, 옷장 속 내가 그린 또 다른 세계로 나를 데려가 주길 바라며 Boogie Man을 불러온 것이 아닐까.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Boogie Man을 비틀어 낸 파격적인 시선만큼, 기존 LUCY의 청량함 대신 미스터리를 겸비한 emo-pop 장르의 음악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Boogie Man은 내 안에 내재된 또 다른 욕망이 불러온 '나'라는 것을 강조하듯, 곡 안에서 하나의 목소리로 특정되지 않고, 보컬 개개인의 특성을 증폭하거나 우그러뜨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각 파트 마다 갑작스러우면서도 자연스러운 전조들, 휘몰아치다가도 때로는 느슨하게 경계를 푸는 멜로디와 리듬으로 옷장을 앞에 두고 고뇌하고 고민하는 심리적 요동을 표현하였다. 추운 겨울 따뜻한 이불이 주는 안전하다는 착각을 흔드는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가사와 바이올린의 긴장감 넘치는 멜로디 라인, 마치 스멀스멀 다가오는 듯한 베이스 워킹 이 곡의 무드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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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엽신광일조원상 이런 날엔 부기맨이 찾아와 나를 잡아간대 깊고 어두운 옷장 속에 머리카락 보일라 꼭 숨어라 이불 속 떠는 게 다 보이네 삐져나온 그 발목은 끌고 가라는 거지? 잘 먹겠습니 닫아 눈구멍도 없게 막아 네 뒤에 있는데 가려 두 눈 가려도 여기엔 우리 단둘이 이제 더는 싫어 그만 일어나 본 거울엔 굳어버린 다리 시퍼렇게 질린 얼굴 뒤로 가까이 손이 Oh 이런 날엔 부기맨이 찾아와 나를 잡아간대 깊고 어두운 옷장 속에 스르르르 그래 날 데려가 줘 차라리 너와 저 너머로 도망칠래 그럼 나도 부기맨 슬금슬금슬금 날 조여오는 혼자만 남겨진 외로운 밤 유령들로 북적이는 따스한 유령선이 차라리 낫겠어 새빨간 열매와 까맣게 팔 벌린 나무 날 보고웃기만 해 왜 아무 말이나 좀 이런 날엔 부기맨이 찾아와 나를 잡아간대 깊고 어두운 옷장 속에 스르르르 그래 날 데려가 줘 차라리 너와 저 너머로 도망칠래 그럼 나도 부기맨 왔다 갔다 아래 위로 대롱대롱 매달린 채이도 저도 못하면서 서성이는 게 마치 여기 저기 피하면서 떨고 있는 걸로 보여 너도 혹시 내가 무서워? 내일 밤엔 부기맨이랑 같이 널 잡으러 갈게 깊고 어두운 옷장 속에 스르르르 그래 내 손 잡아줘 차라리 나와 저 너머로 도망칠래? 그럼 너도 부기맨
옷장 문을 열었을 때 보이는 세상이 아름답길 바라는 마음보다, 용기에 대한 격려와 포옹을 담아내었다. 4번의 계절, 3,000만 번의 순간이 분주히 흘러 만든 12개월 여정의 피날레인 크리스마스 장식하듯, 퍼레이드를 연상케 하는 스네어 사운드를 시작으로, 입체적으로 레이어링 된 스트링과 퍼커션, 변주와 하모니를 오가는 멜로디와 구성을 더 해 수많은 시간 속에서 느꼈을 다양한 감정을 시네마틱 무드로 펼쳐낸다. '나는 널 받아낼게, 너는 펑펑 내려줄래?', '말라버린 달력, 두꺼워지는 옷이' 키치하고, 독특한 표현의 가사를 구사하는 조원상의 매력이 여실히 드러나 곡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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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최상엽신광일조원상 어느새 지나가 버린 얘기 해와 솔잎처럼 차가운 만큼 따뜻해 줬던 우리 Merry Christmas all of you 난 아직 그 발걸음을 떼지 못했나 봐 우리가 쌓아놓은 눈 위로 그냥 고마워 서로여서 온 이 계절이 네 번의 마법과 삼천만 번의 순간 열두 권을 지난 우리 이야기 하얀 눈 꽃잎들 속을 하나하나 볼 수 있다면 서로의 마음도 보일까 차가운 입김과 손을 주머니에 포개 놓으면 밝은 조명들이 우릴 축하해 주듯 빛나 내가 밤이 돼줄게 너는 눈이 돼줄래? 내가 빨강 해줄게 너가 내 초록 해줄래? 내가 널 받아낼게 너는 펑펑 내려줄래? 우리 같이 흩날려 세상을 하얗게 덮어볼래? 어디선가 웃고 있을 너의 보고 싶은 얼굴 서로를 바라보곤 나는 널 너는 날 말라버린 달력 두꺼워지는 옷이 열두 번의 기대를 아는 듯이 하얀 눈 꽃잎들 속을 하나하나 볼 수 있다면 서로의 마음도 보일까 차가운 입김과 손을 주머니에 포개 놓으면 밝은 조명들이 우릴 축하해 주듯 빛나 내가 밤이 돼줄게 너는 눈이 돼줄래? 내가 빨강 해줄게 너가 내 초록 해줄래? 내가 널 받아낼게 너는 펑펑 내려줄래? 우리 같이 흩날려 세상을 하얗게 덮어볼래?